STORY TEXT
고향집의 기억
본문을 읽으며 떠오르는 냄새, 소리, 장소를 천천히 붙잡아 보세요.
새벽이 되면 닭이 먼저 하루를 알렸습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마당에는 찬 공기와 함께 아궁이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가마솥 뚜껑을 열면 뽀얀 김이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갓 지은 밥 냄새는 마당을 지나 골목 끝까지 번져 나갔습니다. 그 냄새를 맡으면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온몸이 먼저 알아차렸습니다.
마당 한쪽에는 장독대가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햇볕을 받은 장독 사이로 된장 냄새와 간장 냄새가 조용히 퍼져 나갔습니다. 장독 뒤편 텃밭에는 파랗고 싱싱한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우물가에는 차가운 물이 가득했습니다. 두레박을 내리면 물이 출렁이는 소리가 마당에 울려 퍼졌습니다. 그 물에 세수를 하면 잠이 번쩍 깼습니다.
여름철에는 시냇가에서 종일 뛰어놀다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몸에는 흙먼지가 묻고, 옷에는 물 냄새와 풀 냄새가 배어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면 아궁이 연기와 밥 짓는 냄새가 먼저 반겨주었습니다. 한밤이 되면 마루에 앉아 쑥 태우는 냄새를 맡았습니다. 풀벌레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가 그날의 밤을 가득 채웠습니다.
추억이 가득한 고향집은 따뜻한 어머니의 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릴 적 고향집은 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떠올려 보면, 그곳은 작고 아련한 유년의 놀이터이자, 마음 깊이 남아 있는 집이었습니다.